슬픈 영화 추천이라고 하면 꼭 순위에 들어가는 영화가 있죠? 바로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입니다. 그런데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사유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개봉 : 2006년 11월 30일 첫 개봉, 이후 2019년 5월 2일 재개봉
-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장르 : 판타지 드라마 호러
- 등급 : 15세 관람가 (주의 - 잔혹합니다)
판의 미로는 현실의 잔혹함을 판타지와 대비시켜 더욱 극적으로 연출해낸 명작입니다. 처음 개봉 당시 배급사가 아동용 영화라고 잘못 광고하는 바람에 많은 비난을 받긴 했었지만 영화 자체를 놓고 보자면 수작 중에 수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 중에서도 첫 손에 꼽는 건 두 말할 나위 없지요.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이고, 평점도 무려 9.13. 하지만 이런 평가들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최근에야 이 영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넷플릭스에 있더군요)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기에 추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조금 어려워요. 저처럼 역사적인 부분이 취약하신 분들이라면 조금 더 어려우실 수도 있고 실제로 저 또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상황을 알고 봤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잠깐 설명드리고, 어떤 관점으로 보면 좋은 지 이 영화를 왜 추천하는지 이야기하려고 해요.
- 혹시 보신 분이라면 해석 편으로 오셔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람 전 알아두면 좋은 배경 이야기
때는 1944년. 당시 스페인에서는 그동안 활발하게 진행되던 인민전선 정부, 좌파와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중심으로 한 반란군, 우파의 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세계 제2차 대전의 전초전이라고 평가받는 이 내전은 5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으며 스페인의 전 국토를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참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했다고 하는데요.
내전은 결국 반란군인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승리로 종결되고 맙니다. 그는 군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그의 세력은 파시스트였고, 따라서 그가 장악한 정권은 독재자에 의해 강력히 통치되는 국수주의가 될 수 밖에 없었죠.
판의 미로는 그런 상황 속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게릴리 군과 그런 게릴라의 토벌을 위해 파견된 군인과의 전투를 어린 오필리아의 환상과 대비해 더욱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국수주의 - 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 타민족, 국가에 대해 배타적입니다. 같은 개념으로는 독일의 히틀러가 있겠네요. 파시스트란 이런 지도자를 따르는 세력을 일컫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배우들의 연기력이 무척 뛰어나다
저는 개인적으로 발연기를 잘 못 봅니다. 아무리 시나리오가 좋고 CG가 좋아도 결국 그 연기에 몰입하게 되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판의 미로에 나오는 배우들은 정말 작품을 더욱 값지게 만들어주는 명품 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적 묘사
이 영화는 무척 잔혹합니다. 제목에 속으시면 안 돼요. 결코 아동용 영화가 아니며, 성인들도 취향에 따라 꺼려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잔혹한 묘사가 영화에 특정한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이 영화는 잔인한 영화야.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선 좀 잔인해도 돼. 이런 게 아니라 당시 시대적 배경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즉 그 시대의 현실감을 디렉트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묘사란 뜻입니다. 보다 보면 윽! 하고 눈쌀을 찌푸릴 수도 있지만 필요 이상의 과한 연출이 전혀 없기에 어색함이 느껴지지가 않고, 오히려 긴장감과 몰입감을 더 해줍니다.
이야기의 진행방식
영화는 오필리아가 판과 만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흐름을 가집니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세 개의 열쇠를 가져오라고 말하죠. 그리고 오필리아가 열쇠를 찾으면서 하게 되는 선택과 느끼는 감정, 그리고 상황의 변화를 군인과 게릴라의 대치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과 결부시켜 놓습니다. 이러한 진행 방식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강렬하게 전달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끝으로
영화의 전개는 매끄럽고 빠릅니다. 주인공인 오필리아가 어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행동들이 조금의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이후 찾아오는 스릴감은 빠른 전개와 맞물려 지루함을 느낄 틈조차 주지 않더군요. 물론 영화는 잔인한 게 맞고, 또 시종일관 진지해서 개그 코드가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그런 걸 원하시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작품성, 혹은 스릴감 있는 영화, 그도 아니면 어른들의 판타지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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