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 5가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운동하는 방법보다는 이게 왜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경험 위주로 글을 작성해 보았어요. 부디 우울증을 이겨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걷기
사실 우리는 매일 같이 걷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도 운동인가요?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도 있으실 텐데요. 운동 맞습니다. 그것도 아주 장점이 많은 운동이죠. 우선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난이도가 쉬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죠. 처음 하는 사람, 근력이 부족한 사람, 노약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그리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까지. 운동에 대한 편견이나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이 걷기로 운동을 시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단, 그냥 걷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정확한 방법을 통해서 걸어야만 그 걷기가 운동이 되기 때문이죠. 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를 착용해 주세요.
- 등을 곧게 편 상태여야 하고 배에도 살짝 힘을 줍니다. (너무 세게 주면 안 돼요... 알죠?)
- 걸을 때 발 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도록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앞꿈치가 바닥에 닿으면서 추진력이 생겨 힘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 팔과 어깨는 걷는 동작에 굳이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두면 됩니다.
- 처음에는 천천히 걷되, 조금씩 속도를 올리면서 빠르고 경쾌하게 걸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격한 운동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이나 준비 운동을 하듯이 걷기 운동도 처음에는 천천히 걸으면서 몸에 미리 신호를 보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나 이제 걷기 운동할 거야. 긴장해.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반드시 일정한 시간을 정해 두시고 짧게라도 매일, 혹은 일주일에 4-5회 반복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한 두 번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걷기 운동이 우울증에 좋은 이유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상태인데 많은 준비를 요하는 운동을 할 수는 없는 법이죠. 하기도 전에 그냥 싫습니다. 하지만 걷기는 다릅니다. 어쨌든 살아가려면 마트도 가야 하고 일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걷게 되는 순간이 오죠. 그러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어차피 걸어야 하는데 한 번... 해 볼까? 그런 생각이 들면 다른 거 하지 마시고 등을 펴고 배에 살짝 힘을 주기만 하세요. 아무것도 생각할 건 없습니다. 그냥 조금만 해 보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횟수가 조금씩 쌓이다 보면 좁쌀 같은 자신감이 쌓이게 되고 그러면 계획을 짜고 실천해 볼 마음도 생기게 될 거예요. 그래서 첫 번째 추천하는 운동으로 저는 걷기를 택했습니다.
2. 달리기
걷기 운동은 익숙해지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전력으로 달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어요. 뭔가 답답했었나 봐요. 어느 정도 근력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고 하니까 막 전력으로 달리면 좀 괜찮아질 것 같았거든요. 물론 착각이었습니다. 그 순간의 시원함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우울증이 해결되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걷기 운동을 통해서 매일 같이 걷는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고 거기에서 오는 작은 성취감은 다시 자신감으로 이어졌죠. 그리고 그 자신감과 매일 걸음으로서 생긴 육체의 활력은 조금 더 격한 운동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저의 걷기는 달리기로 바뀌었죠.
다른 운동을 할 수도 있었는데 왜 달리기였냐고요? 이유는 별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달리기도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었고, 무엇보다 원래 하던 거에서 조금의 노력만 더 하면 되었었기 때문이죠. 하는 방식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한 번,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달린다.
끝입니다. 정말 별 거 없죠. 그러나 우울증을 겪고 있을 당시의 저에게는 이 한 걸음도 무척 힘겨웠었습니다. 매일 하는 걷기로 자신감도 생겼고 몸도 준비가 되었지만 그냥 이대로 안주하고 싶었었거든요. 어차피 소용없어. 그냥 자기만족일 뿐이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자기만족.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저는 한 걸음을 내디뎠고, 그건 분명히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티 나지 않게 그러나 확실히 말입니다. 그러니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신다면 달리기를 해 보세요. 분명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리고 혹여나 하는 마음에 드리는 말씀이지만 달리기는 반드시 걷기 운동을 통해 충분한 체력을 확보하신 이후에 하시길 바랍니다. 우울증은 지속된 시간만큼 몸을 쇠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무턱대고 달리기를 하신다면 그 말도 안 되는 힘듦에 금방 포기하고 말 겁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그랬어요)
무엇이든 한 번에 바뀌는 건 없어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하시길 바랍니다.
3. 등산
등산에는 여러 가지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필요한 건 전문적인 등산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짐을 최소화하고 위치도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정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동네 뒷산 약수터 같은 거 참 좋은 것 같아요. 물 한 병과 김밥 두 줄 정도 싸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가는 겁니다. 괜찮습니다. 걷기의 연장선이에요. 그저 조금 경사가 있을 뿐이죠.
사실 처음 등산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가면서도 많이 망설였어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음. 이쯤에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 일단 생각을 너무 깊게 하지 마세요. 그건 정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혹은 그럴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시다면 우선 그냥 해 보세요. 나에게 어떤 변화가 올 거라는 기대 따위는 애초에 하지도 마시고 그냥 하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사실 시작하기가 참 힘들더군요.
(경험일 뿐입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등산을 달리기에서 한 단계 레벨 업한 운동이라고 생각했어요.
Lv 1 | Lv 2 | Lv 3 |
걷기 | 달리기 | 등산 |
이런 느낌이었죠. 등산은 체력을 많이 소모한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등산은 체력보다는 지구력이었어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내심 싸움인 거겠죠. 아, 이거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생각에 물어보니까 산 타는 근육이 또 따로 있어서 적응하기 전 까지는 원래 힘든 거라고 하더군요. 그나마 낮은 곳이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그날로 포기할 뻔했습니다.
또 하나. 힘든데 어쨌든 계속 가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불평불만이 막 쏟아져 나오더군요. 머릿속이 부글거리고 이거 왜 하고 있나 싶고. 내려갈까 고민하고. 그러다 후욱하고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게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와, XX 너무 좋다. 이런 말이 나오더라니까요? 그렇게 잠깐 동안 가만히 있다가 또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정상에 오르고 나니까 이게 참... 기분이 묘한 것이, 가슴을 간질간질거리면서 뭔가 터질 듯 말 듯한 게, 참 말로 설명할 수가 없는 감정이 들면서 진짜 치유되는 듯한 기분인 거 있죠? 이때 이후로는 진짜 뭔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고작 800m였는데.....)
그런 이유로, 등산 추천드립니다!
4. 산책
일단 귀에 이어폰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유튜브에 들어가셔서 아무 노래 모음이나 틀어 놓으세요. 그런 다음 복장을 가볍게 하고 밖으로 나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밖으로 나가는 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비가 오거나 우중충한 날에 나가면 안 됩니다. 우울증 심해져요.)
시간 대는 점심 이후가 좋겠네요. 햇살이 따스하다고 느낄 수 있고 나른한 가운데 조금은 분주한 분위기잖아요?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면서 조용한 근처 공원 같은 곳에 가 보세요. 가끔은 이런 게 참 좋습니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우울함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에요. 주말이나 쉴 때 한 번씩 추천드려요.
5. 요가
이건 제가 해보지 않은 종목이라 사실 넣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해보지 않은 다른 운동들에 비해 효과가 좋다는 말들이 많아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우선 요가는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신 수련 방법을 말하는데 요가를 하는 목적은 마음을 조절해서 마음의 움직임을 억제하여 인간 본래의 고요한 마음으로 돌아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요가 자체도 너무 방대한 자료를 가진 수련법이라 잘 모르는 제가 쉽게 다룰 만한 것도 아니고요. 다만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는 부분을 보면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아쉬운 건 실제 요가를 통해 우울증을 이겨내신 분을 제가 직접 보지 못했다는 점이겠군요. 주변에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첨언하자면, 우울증은 운동 한 가지 만으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매일매일 조금씩 꾸준하게 해 나가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힘을 내 보아요. 응원할게요. 100세까지 건강하게. 같이 극복하고 건강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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