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통장 반대하는 이유 5가지

데이트 통장 찬성 의견이 있으면 반대 의견도 있는 법. 그래서 반대하시는 분들의 이유들도 모아 보았습니다. 사실 비율로 따지면 찬성하는 쪽이 상대적으로 많았어요. 하지만 반대하는 이유도 들어보면 충분히 납득이 되고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데이트 통장 반대하는 이유

1. 생각보다 관리가 어려워요

막상 해보니 관리하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방법과 성향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통장을 관리하는 건 한 사람이 주가 되고 다른 한 사람이 부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부가되는 사람이 제 때 입금을 하지 않으면 따지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이에요.

처음 한두 번이야 그냥 물어볼 수 있지만 계속되면 괜히 참견하는 것 같고 혹시 내가 부담을 주는 건 아닌가,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에 휩싸이게 됩니다. 또 관리하는 입장에서 입금이 미뤄지게 되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계세요. 사실 일반적인 회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나 감정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상승하던 그래프가 어느 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 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 관리가 어려워요

2. 계산적이고 정이 없게 느껴져요

결재할 때마다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차갑고 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연인 사이인데 돈 있는 사람이 내면 되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거죠. 데이트 통장, 혹은 커플 통장은 굉장히 합리적인 방식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용해 보고 반대하시는 분들 중에는 오늘은 내가 살게, 라는 말이 사라졌다면서 꼭 남처럼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소한 것도 계산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고, 이런 모습만 봐도 머리를 많이 굴릴 것 같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재미가 사라졌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가끔은 그냥 얻어먹고 싶을 때도 있고, 이벤트 형식으로 짜잔! 하고 대접해주거나 그런 걸 받고 싶을 때도 있는데 데이트 통장으로 인해 그런 부분이 사라져 버린 거죠. 물론 이 부분은 성향에 따라 의견이 또 갈립니다. 있어도 그냥 하면 된다는 쪽과 그럴 거면 왜 굳이 만드느냐는 쪽으로요. 이건 논의사항이 아니니 넘어갈게요.

3. 헤어질 때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사귀고 헤어지는 일들이 너무 자주 반복되다 보니 헤어질 때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젊을 때야 좋아하는 감정에 집중하느라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거나 혹은 결혼을 생각할 때가 되면 한 번의 만남도 여러 가지 고민을 동반하게 되는 법이지요.

그런데 이런 고민 없이 데이트 통장을 개설해서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감정 문제든 뭐든 헤어질 때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바로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심하게 다투고 있는 연인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한 그림 — 다투는 연인

여러분은 헤어질 때 그냥 헤어지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있는 말 없는 말 다 꺼내고, 심한 경우 내 손바닥이 상대방 얼굴과 맞닿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시원하게 헤어져 놓고 다음 날 아차 싶어서 연락해가지고 데이트 통장에 있는 내 돈 돌려주세요,라고 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물론 그럴 수 있는 분도 계시고, 또 요즘은 워낙 쿨한 연애를 하시니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연인이 헤어진 후 데이트 통장에 남아있는 금액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너무 상대방을 사랑했었거든요. 그래서 너무 많은 금액을 예치시켜 버린 거죠. 누군가는 결혼까지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꿈과 함께 소중히 키워왔던 데이트 통장의 금액들이 어느 날 와장창 깨져버린 거예요.

돈,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달라고 한다고 상대방이 줄까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경우는 또 어떨까요, 주시겠습니까?

사람 모양의 하얀색 캐릭터가 고개를 숙이고 있고 뒤쪽으로는 미안하다고 적힌 파란색 표지판이 있다. — 미안해요

4. 상대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좋아서 만나고 있는 건 맞지만, 그전까지는 생전 모르던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같이 술을 마셔보면 안다고 하지만 그게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하는 습관과 돈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 그 부족한 부분을 제법 채울 수 있지요.

이런 분도 계십니다. 평소에 돈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금액과, 나에게 쓰는 방식이나 금액을 비교해서 마음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거죠. 조금 계산적일 수 있지만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트 통장을 쓰게 되면 이런 부분에서 어려워진다고 해요.

5. 결혼한 것도 아닌데 돈으로 엮이고 싶지 않아요

이 의견의 밑바닥에는 상대방과 헤어질 수도 있다는 심리가 깔려있는 것 같아요. 다만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 의견은 타당합니다. 왜냐하면 연인은 아직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가족이라면 모든 걸 공유할 수 있어야겠죠. 돈이든 뭐든, 요즘에는 사생활은 서로 존중해주자는 분위기지만 (저도 동의합니다) 그 외에는 굳이 감출 것도 없습니다.

물론 한쪽이 경제적으로 너무 압도적이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큰돈을 굴리는 입장이라면, 혹은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뭐, 서로 알아서 논의할 문제고 단순히 연인 사이라면 언제 헤어져도 사실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결혼 전에 돈과 관련해서 엮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제법 있었어요.

연인이 서로를 가까이에서 마주 하고 있다. 그런데 눈을 감고 있어서 마음이 닫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 마음이 닫힌 연인

결혼을 위한 연애를 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납득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렇죠. 돈 문제로 엮이면 나중에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내가 아닌 상대방이 통장을 관리하고 있다면 얽매여 있다는 느낌마저 들 수 있고,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도 쉽게 헤어지자는 말을 못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트 통장 개설에 반대하는 거예요.